이전 참관기에서 이어지는 글.
1. Day 3 (2018-03-22)
이 날도 마찬가지로 10시 첫 세션을 들으러 가고 싶었기 때문에 8시쯤 일어나서 후드 쓰고 라떼 하나 사 왔다. 지나가는 길에 은행을 지나갔는데, 입구 바로 앞에 있던 가드 오른쪽 허벅지에 홀스터가 있고 권총이 있다는 게 좀 신기했음.
한국인에게 익숙한 스타벅스를 가서 라떼 하나를 주문했다. 캐셔가 사이즈는 뭘로 하겠냐고 물어보길래, 어떤 사이즈 있냐고 되물으니 레지스터 옆에 사이즈 비교용으로 전시해놓은 예시 컵들을 가리킨다. 2022년 연말을 지나가고 있는 현재도 스타벅스 컵 사이즈는 아직 익숙지 않다.
호텔로 돌아와서 보고 싶은 세션들을 적당히 메모해두고, 월그린으로 가서 대충 때울만한 뭔갈 사먹었다. 이때 당당하게 들어와 유기농 토마토 주스와 과자 몇 가지를 집고 그냥 나가는 shoplifter를 목도했다. 캐셔들은 그 사람을 딱히 막진 않는다. 혹시 총이나 칼 가지고 있을지 누가 알까. 아마 보험 처리되거나, 리테일 매장 loss rate로 잡히겠지 않을지. 아무튼 어제처럼 컨벤션 센터로 간다.
2. 인상 깊은 세션 간단 요약
2.1. Automated Testing and Profiling for Call of Duty
사실 이 세션은 '이런게 있구나' 하는 느낌만 받고, 딱히 메모를 많이 남기진 않았다. 최근 들어 일하면서 테스트 자동화를 하면 좋겠다는 needs가 생기고 있는데... 적당히 어떻게 했는지만 참고해도 괜찮을 듯.
2.2. Performance and Memory Postmortem for Middle-earth: Shadow of War
'shadow of war'라는 게임을 만들면서 거쳐온 최적화 방법들을 공유하는 세션. 개인적으로 이런 최적화 세션을 좋아한다.
초간단 요약 (각 항목 이유를 안 적어놨다.. 나중에 다시 한번 더 봐야겠다)
- cache eviction을 줄이기 위해 context switch를 피해야 한다
- 세마포어 대신에 SRW 락을 사용
- 콘솔에선 CPU 클러스터를 사용
- 다 메인 쓰레드에 올리지 말고 백그라운드 쓰레드를 적극 사용해라
- 큰 시스템별로 전담하는 코어가 생기도록 hard CPU affinity를 설정해두면 좋다
메모리 관련해서도 신기한 조언을 해줬는데
- 동적 라이브러리 대신 정적 라이브러리로 빌드한다 (dll relocation을 피하기 위해서였나?)
- TLB miss rate를 줄이기 위해 페이지 사이즈를 키운다
... 등등 꽤나 hard한 최적화 기법들을 많이 알려준다
3. 점심 먹으러 나옴
점심시간이 되어서 적당히 끼니를 때우러 밖에 나왔다. 원래는 타코벨에 가보고 싶었지만 걸어가기 너무 멀어 보여서 그냥 적당히 추천받은 치폴레로 향함.
치폴레의 주문 시스템은 맥날이나 버거킹처럼 미리 만들어져 있는 세트 preset을 선택하고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서브웨이 (.. 나 이때 당시 몰랐던 쿠차라) 처럼 메뉴 생산 파이프라인을 따라가면서 내가 원하는 재료를 선택하는 방식이다. 정확히 어떤 재료에서 어떤 선택지가 있는지는 하나도 기억이 나진 않는데, 칠리를 선택하는 단계에서 내가 당황하고 버벅거리니까 점원이 "C'mon bro, chill. It's not rocket science." 하면서 긴장을 풀어줬었다.
미국 아니랄까 봐 부리또 사이즈는 매우 컸고, 꾸역꾸역 밀어 넣었더니 저녁까지 배가 부르는 기적을 경험하게 된다.
이후에는 낚시성 세션들이나, 별로 관심 없는 세션들이 많아서 그냥 밖에서 구경 다녔다. 이때 부스 구경이나 더 했으면 좋았을 것 같은데, 그냥 미국이 처음이니 평범한 길거리 걸어 다니는 것도 재미있었음.
4. 오후 세션
인상 깊은 세션을 찾기 위해 열성적으로 돌아다니진 않았고, 그냥 가벼운 마음으로 둘러봤다.
5. 저녁시간
호텔 방 건너편에 Nord storm rack이라고 간단한 의류, 신발 땡처리하는 곳이 있다길래 가서 적당히 구경하다가 저렴한 가격에 나쁘지 않은 디자인의 신발을 업어왔다. 옷이나 신발, 가방에 돈 쓰기 싫어하는 나로서는 이런데가 한국에도 많았으면 좋겠다. 이미 많은데 내가 관심이 없어서 잘 모를 수도 있다.
아까 먹은 부리또와 중간중간 월그린에서 사 먹은 과자가 아직 뱃속에 있어서 배불렀기 때문에 딱히 저녁은 먹고 싶지 않았다. 적당히 먹을 것을 찾다가, 주변에 치즈 케익 팩토리가 있어서 조각 케이크 3개만 포장해왔다. 올라가는 엘리베이터가 이상하게 생겨서 두리번거리다가 간신히 찾았던 기억임.
한국의 카페 등지에서 볼 수 있는 평범한 조각 케이크인 줄 알고 베어 먹었는데, 진짜 엄청 너무 달았다. 첫 번째 bite는 놀랍도록 달았지만 먹을만했는데, 두 번째 bite부터는 너무 달아서 이빨이 시릴지경. 결국 적당히 맛만 보고 다 못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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